“우리(MZ세대)는 코로나 이전부터 비대면 세대였어요”
“우리(MZ세대)는 코로나 이전부터 비대면 세대였어요”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20.12.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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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년전부터 온라인 소비에 친숙
사적 일상과 업무 공간의 경계 허물고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소비 이끄는 핵심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 스텟(STET)을 운영하는 한지윤(홍익대 4학년) 씨는 스스로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코로나 이전부터 온라인 구매와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했다. 쇼룸없이 온라인에서 자기 브랜드 옷을 팔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한지윤씨는 혼용율과 팔 길이, 허리둘레만 봐도 어떤 옷일지 짐작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이 쇼룸에서 직접 옷을 입어보고 싶다는 피드백을 줬다고 말했다. 한지윤씨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운영자로서 어떻게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활용해야할지 파악하게 됐다.

#집 밖을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최유리(홍익대 4학년) 씨는 2020년 겨울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졸업준비위원회 졸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코로나 이전처럼 넓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커다란 설치미술작품을 만들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온라인을 이용해 쉽게 자신이 원하는 소재를 찾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온라인 클래스는 다른 사람이 준비해온 자료를 미리 공유할 수 있어 발표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비대면생활에 익숙한 한지윤(22)씨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소비자들이 직접 옷을 만져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맞는 쇼룸형 오프라인 공간을 세울 계획을 그린다.
비대면생활에 익숙한 한지윤(22)씨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소비자들이 직접 옷을 만져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맞는 쇼룸형 오프라인 공간을 세울 계획을 그린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MZ세대를 따라 다른 세대들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면서 소비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MZ세대는 80년대 초반 이후 출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을 일컫는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세대로 관심 받고 있다. 이전에는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며 비난받았던 MZ세대 특성은 코로나19로 실내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는 대상이 됐다.

MZ세대는 일상생활과 접목된 패션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오기 전부터 운동용 레깅스를 입고 외출하거나 트레이닝복을 위아래로 맞춰 입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연령이 높은 세대는 실내복을 외출복으로 입는 모습에 낯설어 했지만 이내 원마일웨어(집 근처 1마일(약 1.6km) 반경 내 입는 옷)에 익숙해졌다. 멀어봤자 집 앞 편의점에 들르는 동선이 전부인 생활에 자연스럽게 실내복을 입고 외출하게 됐다.

지난 5년동안 잠옷을 판매한 스파오는 전년동기대비 2020년 9월부터 11월까지 매출이 180% 증가했다. 짱구와 해리포터를 포함한 캐릭터 콜라보 파자마도 1~2개 품목으로 출시하다가 2020년 폭증한 홈웨어 수요에 맞춰 품목수를 늘렸다. 파자마 종류는 2019년 대비 38% 늘어 100개에 달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작업하는 최유리(22)씨는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에서 재료를 찾고 작업할 방법을 찾았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작업하는 최유리(22)씨는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에서 재료를 찾고 작업할 방법을 찾았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

스파오 측은 홈웨어와 실내 소품 구매 트렌드는 약 3년 전부터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홈웨어 소비가 늘어난 데는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일상복으로 입기 부담스러워하는 연령층도 부담없이 즐기게 돼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클래스로 사람들이 하루종일 집에 머무르게 돼 외부 시선에 상관없이 입고 싶은 옷을 입는 분위기다. 스파오 측은 “밖으로 나가지 못해 억눌린 욕구를 홈웨어로 소비한다기보다 눈치보지 않고 좋아하는 옷을 입는 연령층이 확장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빠르게 적응하는 MZ세대는 비주류였던 비대면 서비스의 부상에도 큰 역할을 했다. 앱으로 세탁을 신청하는 런드리고는 MZ세대 1인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코로나 이후 서비스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 김민지 마케팅 실장은 “모바일 사용과 구독서비스에 익숙한 세대”라며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서비스를 사용하며, 세제와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한다”고 말했다.

런드리고 전체 사용자 64%를 차지하는 MZ세대는 드라이클리닝 위주인 기존 세탁시장과 다르게 물빨래를 주문하는 양상을 보였다. 런드리고는 2020년에만 350만 리터가 넘는 물빨래를 처리했다. 이전 세대는 집에서 세탁기를 장만해 옷과 이불 빨래를 처리하지만, MZ세대는 세제를 사고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한 뒤 빨래를 개는 일련의 과정을 구독서비스에 믿고 맡기는 셈이다.

국내 패션업계는 한 목소리로 MZ세대가 불러일으킨 변화는 3년 전부터 시작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큰 변화는 온라인에 낯설어하던 다른 세대가 바뀐 것이라고 말한다. 구두 브랜드 소다 김성용 상무는 “2019년까지는 MZ세대의 부모세대인 5060이 MZ세대에게 부탁해 물건을 샀다면, 코로나 이후 5060은 직접 온라인에서 산다”면서 “5060이 습관적으로 알고 사던 브랜드 말고도 많은 저렴한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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