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매년 30t씩 폐기하는 옷 업사이클해 탄소제로 도전
한섬, 매년 30t씩 폐기하는 옷 업사이클해 탄소제로 도전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1.02.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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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144t 감소…소나무 2만 그루 심는 효과
(주)세진플러스와 손잡고 친환경 고밀도 패널로 활용

한섬이 국내패션기업 최초로 탄소제로에 도전한다. 매년 약 144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2만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 과정을 통해 친환경으로 폐기 처리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해 운영한다고 9일 발표했다.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Up-cycling)’해 친환경 마감재로 다시 선보인다. 업사이클링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 아이디어 등 가치를 부가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한섬의 ‘탄소 제로(0) 프로젝트’는 폐기될 재고 의류를 폐의류 재활용업체인 (주)세진플러스가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한섬은 그동안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매년 신제품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 의류 8만여 벌 약 60톤을 소각해 폐기해 왔다.

폐의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땅과 바다에 버려지거나 소각되는 폐의류로 인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억 톤으로, 이는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 운영으로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아, 매년 약 14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30년산 소나무 2만여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재고 의류를 태워 처리하던 해외 유명 패션 업체들이 공익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폐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기존보다 6배가 더 들고, 처리 기간도 1~2주 이상 더 걸린다”며 “국내 패션업계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앞장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 해 재탄생되는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는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데다, 유해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도 거의 방산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열전도율(0.044W/m.K)이 낮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흡음(흡음률 75~83%) 효과도 높다. 마감재는 크게 세 단계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먼저 재고 의류에서 섬유 소재만 걸러내 파쇄(破碎)한 뒤, 타면(打綿) 공정을 통해 솜과 같은 형태로 만든다. 끝으로 섬유를 압축시켜 가로 2m, 세로 1m의 규격으로 완성시킨다. 

한섬은 지난해 하반기 12톤의 재고 의류를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시범적으로 폐기한데 이어, 올해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 가량을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4년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한섬의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한섬은 특히, 지난해 시범 운영을 통해 생산된 친환경 마감재 일부를 재매입해 브랜드 매장 내부 마감재로 쓸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26일 오픈하는 ‘더 현대 서울’에 입점하는 시스템·SJSJ·더캐시미어 매장 내 피팅룸에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피팅룸 마감재 외에 각 브랜드 매장의 바닥재와 벽채, 진열대 등에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섬 관계자는 “이번 ‘탄소 제로(0) 프로젝트’뿐 아니라 ‘지속 가능 패션’이란 전 세계적 환경보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도 친환경 소재, 자원 재활용 등의 환경 친화적인 활동과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 여성패션전문기업으로 친환경 소재 적용에 앞장  
한섬은 지난해 자사의 프리미엄 패션몰 ‘더한섬닷컴’ 런칭 5주년을 맞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5주년 기념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출시했다. 친환경 소재 컬렉션에 참여한 브랜드는 타임·마인·시스템·오브제·랑방컬렉션 등 13개 브랜드로 자켓, 베스트, 가디건, 드레스 등 총 20여개의 가을·겨울 제품을 선보였다. 

‘위드 어스, 위드 어스(With Earth, With Us)’라는 컬렉션 테마에 맞춰 패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패브릭과 인조 털로 만든 ‘에코 퍼’ 등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제작됐다. 한섬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자원과 재활용 수지 등을 적용해 제품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직물(Ticope)을 적용해 기존 화학 섬유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59%온실가스 배출량을 32% 줄여 제작한 ‘타임 리사이클 퍼 자켓’, 스코틀랜드 TODD&DUNCAN사의 자연 친화적 캐시미어 원사를 적용해 화학적 염색 없이 내추럴 컬러와 통기성, 내구성 등 자연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더캐시미어 ‘캐시미어 니트 드레스’, 동물 보호를 위해 에코 퍼(Fur)를 적용한 SJSJ ‘레더 트리밍 덤블 자켓’ 등이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타미힐피거에서도 ‘애플스킨 스니커즈’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사과 껍질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비건(vegan) 가죽’이 적용된 제품이다. 

한섬 관계자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어떤 것도 낭비하지 않는다’라는 타미힐피거 글로벌 본사의 슬로건에 맞춰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며 “애플스킨 스니커즈의 경우 전체 소재의 24%가 사과껍질을 재활용한 ‘비건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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