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하고, 유연근무하고…굴뚝산업의 혁신
재택근무하고, 유연근무하고…굴뚝산업의 혁신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1.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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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탄력적 조직으로 변신
비대면 업무 가능한 환경 구축나서

상대적으로 변화에 둔감한 굴뚝 산업에 코로나 사태가 일대 혁신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IT 기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연근무 또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구글 미트 같은 업무 효율을 올리는 새로운 관리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 

회사 내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과거 상사 눈치를 보던 직원들은 이제 원하는 날짜와 요일에도 마음껏 휴가를 쓰고 있다. 자율적인 기업문화는 자연스럽게 창의적 사고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4개월여 재택근무와 유연 근무를 도입해 보니 특수 분야를 제외하고 업무에 지장이 거의 없었다. 시간과 공간 제약없이 업무가 가능하다는 의식의 변화가 가장 컸다. 어떤 업무 방식이 효율적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섬유패션 기업들은 지난 1여년 유연 근무와 재택 근무 등 비대면 업무를 확대했다. 대기업들은 코로나 이전 임직원간 의사 소통의 어려움과 업무 효율성 저하 우려로 재택 근무를 꺼렸다. 지금은 IT 기술 발달로 구글 미트, 네이버 웨일온,  줌등 화상회의 협업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재택이 더 수월해졌다. 

섬유패션 기업들은 유연 근무와 재택 근무 등 비대면 업무에 나섰다. 코로나 19가 종식돼도 탄력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유지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섬유패션 기업들은 유연 근무와 재택 근무 등 비대면 업무에 나섰다. 코로나 19가 종식돼도 탄력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유지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 업무시간 줄이고 유연근무 확대
작년 IT와 대기업들은 재택근무에 먼저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및 삼성물산패션부문, 휠라코리아, 코오롱머티리얼 등은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코로나 19가 종식돼도 탄력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6월까지 전직원 30%가 순환 재택 업무를 했고 7월1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삼성물산은 재택근무 비율을 작년 30%에서 올해 15%로 낮춰 진행 중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6월14일까지 주 1~2회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재택근무 시스템만 갖춘 경우도 있다. 케이투코리아그룹은 임산부만 재택근무하고 시차출근하는 유연근무를 확대했다. 여차하면 직원 절반이 집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섬유패션 기업들은 유연근무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코오롱FnC, K2 등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 오전 7시~10시대로 출근하고 8시간 근무 후 퇴근한다. 업무 효율을 위해 코오롱은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필수 근무시간이다. 한 달 단위로 개인이 스스로 근무계획을 수립하게 돼 있다. 

일부 기업은 업무 시간을 줄였다. 코로나 이후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다.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최근까지 주 1~2회 재택근무제를 도입했고 전직원 출근 시간을 30분 늦췄다. 캉골, 캉골키즈의 에스제이그룹은 주 33시간으로 업무 시간을 줄였다. 오전 10시 출근하고 6시 퇴근으로 바뀌었다. 금요일은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가장 우려했던 업무 효율성은 떨어지지 않았고, 직원간 소통도 크게 우려될 정도는 아니었다“며 ”초반 화상회의는 시간이 2~3배로 늘었지만 이후 안정됐다.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에 맞춰 근무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주영 에스제이그룹 대표는 ”근무 시간보다 집중력 있게 일하는 업무 환경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주 33시간으로 바뀌면서 직원들 업무 효율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 MZ와 이전 세대간 간극 좁히기가 관건
전문가는 코로나 이후 조직내 임원과 MZ 사원 간 업무 형태를 바라보는 온도차가 가장 컸다고 분석한다. MZ세대는 유연한 업무 방식을 선호하고 임원들은 바로 직답이 되는 사무실 근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마인드루트 리더십랩 대표는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대 일하는 것이 근로의 표준이었다. 임원들은 코로나 이후 다른 공간에서 다른 시간대 일하는 것을 받아들여야했다”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일을 하게 되면 단기간 몰입할 수 있지만 직원간 관계가 쌓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생산성에 어려움이 생긴다. 주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에 따르면 10곳 중 9곳(91.5%)은 재택근무를 했다. 응답 기업 91.5%가 재택근무(사무직 기준)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2020년 9월)보다 3.1%p 증가한 수치다.

재택근무는 교대조 편성을 통한 순환 방식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절반(58.7%) 이상을 차지했다. 체감 업무생산성은 정상출근 대비 평균 83.4%로 높게 나타났다. 이중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라는 평가는 40.9%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100대 기업은 제도적 기술적으로 업무와 성과 관리 시스템을 갖춘 결과 생산성이 높게 평가됐다. 비대면 상황에서 원활한 업무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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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재택 근무 OK…소통에 문제 없어요

“4개월 재택과 원격 근무를 해보니 업무에 큰 문제가 없었다. 새로운 사회 환경에 맞춰 근무형태를 바꿀 수 있게 됐다. 큰 건물에 사무실을 얻고 일하는 전통 방식보다는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워졌다. 회사 운영 모델을 재검토하고 극대화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다”(A회사 대표) 

A패션업체는 올해 초 1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전체 80여명 직원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직원 확진자가 나온 다음 날 근무 형태를 바꿨다. 직원들은 2달간 2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이후 2달은 3교대를 했다. 요즘은 연차 사용을 권고해 근무일수를 줄인다.

직원들은 예년보다 자유롭게 더 일한다. 임원 눈치나 동료 눈치를 보면 연차 휴가를 사용했다면 코로나 이후 마음껏 휴가를 쓴다. 금요일의 경우 40%가 휴가를 낸다.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목요일 중요한 일을 마무리한다. 

이 회사 B임원은 아침에 출근하면 회사 내부 포털에서 연차와 백신 휴가 직원 명단부터 체크한다. 지난 6월말 백신 접종 휴가자는 12명이었다. 10시쯤 팀원들과 미팅을 하기로 하고 구글 회의용 미트(Google Meet)로 화상회의를 한다.

초반 화상회의 때는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한 사원은 잠깐 화장실 간 사이 팀장으로부터 화상회의 연락이 왔다. 하루 종일 화면에 앉아 있어야 하는 압박감이 생겼다. 자녀를 둔 직원은 아이들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도중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직원들은 15일 이후 차츰 화상 회의에 적응했다. 팀장은 미팅 시간을 문자로 보내 알려준다. 주로 오전 중에 회의를 한다.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하던 때보다 회의 시간이 2~3배 이상 걸렸다.

4개월이 지난 현재 회의 시간은 예전과 비슷하다. A기업의 일부 웹디자이너와 고객 DB팀원은 사무실 근무를 한다. 외부 미팅이 많은 임직원은 예외가 되기도 했다. B임원은 “젊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아직 임원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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