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논란에도 글로벌 시장 질주하는 ‘쉬인’…매출 100억불 돌파
카피 논란에도 글로벌 시장 질주하는 ‘쉬인’…매출 100억불 돌파
  • 이서연 기자 / sylee@ktnews.com
  • 승인 2021.08.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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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끌어 모으는 차별화 마케팅으로 전세계 인기 

중국의 패션쇼핑 앱 ‘쉬인(SHEIN)’은 소셜 앱 틱톡으로 전세계 10대 팬들을 끌어 모으며 연간 매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쉬인은 신흥 온라인 쇼핑업체로 최근 미국에서 아마존 앱보다 더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쉬인이 자라(ZARA)나 H&M보다 더 빠른 속도로 패션 상품을 공급하고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로 기존 SPA 브랜드의 고객을 빼앗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쉬인은 매우 빠른 생산 체계와 세일 가격 정책, 데이터 기반 상품 제안으로 급격하게 글로벌 사용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여기에 기존 SPA 브랜드에 한발 앞서 라이브 방송과 의류 디자인 컨테스트까지 제공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한 장점도 한몫하고 있다.

■ 날로 달아오르는 인기, 회사 가치 300억불
쉬인은 중국에서 ‘ZZKKO’라는 이름으로 2008년 크리스 쉬(Chris Xu)가 런칭했다. 처음에는 웨딩드레스만 팔다가 나중에 일반 여성복으로 확장해 2015년 ‘쉬인사이드(Sheinside)’라는 온라인 검색이 용이한 상호명을 채택했다. 

코로나 팬테믹이 지속되면서 쉬인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인지도가 있는 몇 안되는 중국 소비재 브랜드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작년 10월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분석에 따르면, 쉬인은 자체 브랜드로 팔리는 제품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전문 패션회사다.

올해 상반기 쉬인 앱 다운로드 수는 전세계적으로 8100만을 돌파했다. 모바일 마켓 데이터 분석회사 ‘앱애니(App Annie)’와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의하면, 5월 중순에는 쉬인 앱 다운로드 수가 아마존 앱 다운로드 수를 추월하며 미국 내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쇼핑앱으로 꼽혔다. 지난 6월 블룸버그는 쉬인의 가치는 300억 달러로 1년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올랐으며, 연간 매출은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 Z세대 겨냥한 차별화 서비스가 성장비결
쉬인은 소셜 미디어 사용자인 젊은 여성층에 트렌디하고 합리적 가격의 옷들을 6달러짜리 크롭 탑부터 9달러짜리 미니드레스와 같은 상품들로 공략한다. 소비 여력이 많지 않고 틱톡을 사용하는 Z세대들의 인기를 얻는 비결이다. 

이들은 1000달러어치나 샀다는 것을 자랑하는 ‘하울(hauls)’ 행위를 포스팅하는 트렌드를 즐기기도 한다. 이런 입소문이 쉬인 마케팅으로 작용해 인플루언서들이 쉬인 제품에 대해 긍정적 언급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작년 9월 앱에서 연 가상 패션 쇼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요소 결합과 사용자가 참여하는 컨텐츠와 리뷰가 쉬인의 차별화 포인트다. 또 ‘실시간 라이브 판매’를 제공하며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어떤 상품이 유행하는지, 경쟁사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은 어떤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클릭 수에 기반한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주문과 생산에 즉각 반응하는 것도 강점이다. 소량만 만들어 수요를 파악한 후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빨리 팔리지 않는 디자인은 곧바로 폐기한다.   

역설적이게도 쉬인은 중국 본토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산업을 이끈 알리바바와 같은 경쟁사에 치이고 본토에서는 상품 가격이 그다지 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 대신 쉬인은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미국, 호주, 중동이 주요 시장이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 1년간 쉬인 앱 다운로드 숫자는 전년과 비교해 988% 급증했다. 

■ 끊이지 않는 디자인 카피 논란
쉬인은 전세계 220개국이 넘는 곳에 유통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지만 디자인 카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외신들은 “쉬인의 성공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디자인 베끼기’가 있다”는 주장을 보도하고 있다. 실제 닥터마틴에 신발을 공급하는 에어웨어 인터내셔널은 쉬인을 상표권 및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고소하기도 했다. 회사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CNN에 따르면 쉬인 웹사이트에는 이 회사의 배경이나 기반에 대한 언급은 없고 단지 ‘국제적(International)’ 기업이라고만 명시돼 있다. CNN은 이를 두고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을 경시하는 편견과 정치적 논란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소개했다. 저가 상품 생산 과정과 원재료 조달에 대한 불투명성을 걱정하는 고객들 목소리도 있다. 쉬인은 데이터 기반 디자인 신상품을 하루에도 500개씩 생산한다.

이는 경쟁사 어느 곳보다도 많은 양이다. 생산은 보통 3~7일 정도로 3주가 걸리는 자라와 비교하면 상대도 되지 않게 빠르다. 다른 패스트 패션 업체들처럼 쉬인 또한 지속 가능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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