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가 살던 그 바다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다” - 알레산드로 베르가노(Alessandro Vergano) 캄포스 대표
“해마가 살던 그 바다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다” - 알레산드로 베르가노(Alessandro Vergano) 캄포스 대표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2.06.02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바다에 버려진 8000개 폐페트병과
어망 2톤 재활용돼 수영복으로 재탄생
한국 아시아 진출의 트렌드 섹터 역할
사진=이서연 기자
사진=정정숙 기자

“어릴 적, 지중해에서 해마를 자주 봤지만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다. 내가 봤던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제 꿈입니다.” 2019년 알레산드로 베르가노가 설립한 ‘캄포스(KAMPOS)’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윔웨어 기반의 지속가능 럭셔리 패션 브랜드다. 캄포스 창업자이자 대표인 알레산드로 베르가노는 지난 5월 중순 5박6일 일정으로 제주도, 서울 등을 오가며 캄포스코리아 유상현대표와 함께 새로운 제주매장 오픈 준비 및 브랜딩 계획을 논의했다.

한국에 단독 매장으로 첫 오픈하는 캄포스 제주 부티크 매장(롯데호텔)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다. 알레산드로 대표는 지중해 섬이자 세계적 휴양지인 사르데냐 출신이다. 시칠리아 출신의 어머니의 영향으로 지중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까닭에 바다에 대한 향수와 이해, 존중을 브랜드에 녹였다. 스와로브스키의 최고마케팅책임자를 지낸 경험이 지속가능성을 실현을 앞당겼다.

캄포스는 지중해에 버려지는 폐페트병과 어망을 수거해 만든 재활용한 원사, 원단으로 수영복 등을 만드는 서스테이너블(지속가능한, sustainable)을 지향하는 기업이다. 그는 “지속가능성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양쓰레기를 재사용한 지속가능한 생산 공정을 강조했다. 

캄포스는 작년 폐페트병 8000여개, 버려진 어망 2톤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수영복, 레시가드 등 럭셔리 제품을 만들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그는 캄포스가 대중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한국 시장이 단순히 해외 첫 진출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아시아의 중심이고, 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물류 및 유통의 거점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그 거점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아시아로 브랜드를 확대할 예정이다.” 

-본사가 있는 유럽을 제외하고 한국에 먼저 브랜드를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에 K 문화가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아시아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관문이다. 특히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섹터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략적으로 한국 시장을 먼저 선점하고 싶었다.

사업초기 중국을 비롯한 유명 럭셔리 그룹이 여러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당시 한국 진출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유상현 캄포스코리아 대표의 제안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고 서스테이너블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 캄포스와 명확하게 일치한 것이다. 그와 사업 파트너십을 맺으면 캄포스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2020년 5월 아웃도어, 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가겠다는 유상현 대표와 사업을 시작했다. ”

-유럽 기업들은 한국 소비자를 어떻게 보고 있나.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True-Luxury Global Consumer Insight 2019)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많고 구매 욕구가 다른 나라보다 높다. 한국 소비자 지속가능 관심도는 영국이나 미국 소비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핵심 정보를 듣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번에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트렌트를 만들어가는 트렌트 섹터역할을 하는 한국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아시아 진출 관문으로 한국을 택한 것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

- 브랜드가 전체 프로세스에서 서스테이너블 과정을 보여주기 쉽지 않은데,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캄포스 브랜드의 DMA가 곧 서스테이너블이다. 모든 행보가 지속가능과 연결돼 있다. 캄포스 제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해양 쓰레기는  많이 사라진다. 환경은 더 깨끗해진다. 특히 력셔리 브랜드가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식을 변화하게 하는 브랜드가 진정한 럭셔리’이기 때문이다.”

- 캄포스는 친환경 브랜드임을 강조한다. 가장 큰 특징은.
수영복은 재생된 폴리에스터가 사용된다. 일부는 대나무소재를 쓴다. 로고는 순면 올가닉을 사용해 전 제품의 99%가 리사이클 재생 소재를 활용한다. 남자 수영복 한 장을 만드는 데 7개의 2리터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한다. 여자 수영복은 바다에서 수거한 어망으로 재활용한 소재 80g이 사용된다. 아쿠아필의 에코닐을 활용한다. 

또 매장과 택배, 배송 등 유통 과정에서 에코 프렌드리(Eco Friendly)을 보여준다. 매장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를 달고, 쇼핑백과 포장재는 사탕수수로 만든 것을 사용한다. 특히 모든 공정이 지속가능한지 컨트롤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원사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염색할 때 이미 사용한 물을 재사용하는 재생워터링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모든 공정이 지속가능하다면, 소비자에게 지속가능에 동참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캄포스는 매장에 버리는 수영복을 수거해 다시 리사이클 소재로 만들기도 한다. 

- 코로나 이후 유럽 기업과 소비자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일본, 한국, 노르웨이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가능 제품의 소비에 관심이 많았지만, 코로나 이전 이탈리아 기업 및 소비자는 지속가능보다 제품 퀄리티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불러온 변화는 기업들이 지속가능 제품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소비자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지키고 자연을 보존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캄포스는 2020년 첫 런칭과 동시에 예측하지 못한 전세계를 휘몰아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풍을 맞았다. 그러나 동시에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2020년 이탈리아의 첫 매장을 오픈한 캄포스는 현재 9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곧 직영매장 2곳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이같은 추세로 캄포스는 매년 5배 이상 성장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ktnews@ktnews.com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tnews@kt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