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감 소비·보복소비로 상반된 소비 형태가 주도” -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우홍주 교수
“절감 소비·보복소비로 상반된 소비 형태가 주도” -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우홍주 교수
  • 이서연 기자 / sylee@ktnews.com
  • 승인 2022.07.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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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충성 고객 중요성 커져
現.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교수前. 美 오번대학교 조교수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졸업, 美 그린즈버러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경영 대학 박사 학위​​​​​​​사진=이서연 기자
現.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교수
前. 美 오번대학교 조교수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졸업, 美 그린즈버러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경영 대학 박사 학위
사진=이서연 기자

-코로나 이후 최근까지 패션산업의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패션산업은 공급망 4~5개 국가를 거치는 촘촘한 구조로 생산 시스템이 글로벌화 됐다. 해외에 의존하지 않으면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라 공급망 봉쇄와 러시아 전쟁 등 불안정한 상황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국내에 의류 공장이 거의 남지 않았고 생산지가 개발도상국에 몰려 있는 특성이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는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이 대비할 시간이 없는 불가항력적 전염병으로 더 혼란이 가중됐다.  

의류는 단가가 저렴해 공급망이 중국에서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더 인건비가 저렴한 곳으로 이동 중이다. 이러한 개발도상국은 코로나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구 과밀 지역에서 젊은 층이 싼 인건비로 일하기 때문에 전염율이 높다. 1~2명만 걸려도 하루 이틀만에 공장 전체가 셧다운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오더 납기를 맞추지 못하게 된다. 

또, 공급자 입장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매장을 폐쇄하면서 새로운 옷을 생산하기에 리스크가 커 오더를 취소했다. 기업들은 비용절감,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위기대응 조직(TF)를 활성화했다. 기업들은 기존 스타트업에 쓰던 방식처럼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의 유연화와 혁신을 위해 젊은 구성원들로 TF 조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 흐름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올 하반기 원부자재가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이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있다. 패션산업은 어떤 소비자 변화가 일어나는가. 
“올해는 당장 하반기조차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다. 코로나19가 3년간 이어지며 똑똑한 소비자들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 효율적인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상품 가치가 절하될 가능성이 적은 희소성 있는 럭셔리 수요가 늘어났다. 또, 소비자들은 코로나 이후 ‘절감 소비(Anti-Consumption)’를 하기 시작했다. 일시적 보이콧과 다르게 전반적 소비 패턴이 절약하고 스스로 소비를 검열하며 절제한다는 의미다. 

반면, 80~90%까지 크게 줄인 소비를 10% 영역에서 분출하며 ‘보복소비’를 동반하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백화점에서도 8~9개 매장에서는 매출도 안 나오고 코로나로 인해 타격이 이어지는데 일부 1~2개의 럭셔리와 에슬레저 매장에서는 매출이 폭발하는 것이 같은 원리다. 

이전에는 중견 브랜드 옷 5벌을 사는데 100만원을 썼다면 이제는 럭셔리 브랜드 카드 지갑 1개를 사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매출이 반등하는 것은 코로나로 소비하지 못한 돈을 쓰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잠깐 모아둔 돈을 쓰더라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침체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반기에는 원가와 공임비 같은 생산 비용이 높아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두 가지 현상이 함께 일어날 것으로 본다. 기업들이 해외 생산으로 인한 리스크를 막기 위해 보험을 들거나 안전한 공장을 찾고 국내 공장을 서치하는 부수의 비용도 물가 상승에 일조한다. 결국 생산비용이 오르면서 공급도 감소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때 ‘리본즈’와 같은 럭셔리 리셀 플랫폼에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다시 부흥했다. 리셀과 중고 시장이 커진 이유는 여행을 못 가기 때문에 면세, 현지 직접 구매 등 구매 채널에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물건을 사고 싶어도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당근마켓 등 중고와 리셀을 통해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수요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절감 소비와 보복 소비로 양분화된 소비자 경향은 하반기 경기 침체 상황에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살기가 팍팍해진 소비자들은 부동산부터 장바구니 물가까지 모든 것이 비싸지면서 심리적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월급은 비슷하고 대출 이자는 오르며 고정 비용은 동일한데 살 수 있는 게 몇 개 없기 때문에 우울감에 빠지고 구매력을 보여줄 기회가 줄어든다. 소비자의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영향력과 기회가 줄어들면서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써야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 찾게 된다.

-기업들은 이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올 하반기 가장 중요한 소비 세대는. 
“공급망 리스크가 높아진 기업들은 정확한 예측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통한 생산 설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또, MZ세대는 당장의 고객이라기 보다 앞으로 10년 이내 부상할 소비층으로 현실적으로는 3040 고객들이 실질 적으로 소비에서 중요한 세대이다. 이들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고 가정 내 역할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 매며 의류 소비는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이 해외 여행, 럭셔리 리조트 등 아이들을 데리고 확실한 목적성이 있는 소비에서는 크게 지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위한 타겟팅 세분화가 중요할 것이다. MZ세대는 주로 자기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2~3시간 라운딩하며 사진을 100장 찍는다면 3040은 3박 4일 리조트에 묵으며 몇 백 만원도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돈을 쓰는 데만 쓰기 때문에 확실히 소비하는 충성 고객을 정밀히 타겟해야 전반적 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브랜드들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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