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앤컴퍼니 ‘혁신의 숲’ 홍경표 대표 - 옥석 보이는 해, 하루 먼저 선점한 자가 독점 기회 포착
마크앤컴퍼니 ‘혁신의 숲’ 홍경표 대표 - 옥석 보이는 해, 하루 먼저 선점한 자가 독점 기회 포착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3.01.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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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엑셀러레이터 기업 마크앤컴퍼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마크앤컴퍼니가 직접 개발, 운영하고 있는 ‘혁신의 숲’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표로 보여주고 분석한다. 인력, 특허기술, 소설평판지수, 성장률, MAU, 월간매출, 객단가, 재구매율까지 모든 스타트업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어떻게, 얼마나 성장하는지에 대한 정량적 지표들을 보여줌으로써 건전한 투자와 건강한 생태계 형성을 돕는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가 촉발한 이커머스 열풍으로 플랫폼, 커머스, IT서비스 관련 기업들에는 과열 분위기 속 과도한 투자와 돈이 몰렸다. 애프터코로나 시대의 현 시점, 어떠한 시각과 변화가 있는지 들어봤다. 
 

現 마크앤컴퍼니 대표이사前 한화 드림플러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장, 한화 드림플러스 투자 총괄
現 마크앤컴퍼니 대표이사
前 한화 드림플러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장, 한화 드림플러스 투자 총괄

-엔데믹 이후 국내 스타트업 투자업계 흐름은. 3고(高)현상이 투자시장을 위축하는 가운데 두드러지는 기조 변화는 무엇인가. 
“가파른 성장 가능성의 유니콘 기업을 찾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투자 혹한기다. 내실 있게 성장하며 안정적 수익 창출 능력을 가진 ‘켄타우로스(반인반수의 신화 속 짐승)’형 스타트업을 찾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칼자루를 누가 들었냐의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투자를 장려하는 분위기라 유동성이 풍부하고 딜성사가 어렵지 않았다. 잘나가는 커머스와 스타트업들은 광고 마케팅으로 트래픽을 높이고 외형 확장을 해가는 곳의 성장성이 좋았다. 현재는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하반기부터 미국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본격화됐고 금리인상 등 외부 악재가 많아지면서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매우 신중해졌다. 기존 딜 성사가 3~4개월 정도 걸렸다면 현재는 5~6개월, 또는 그 이상으로 늘어났다. 투자를 받아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현재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생존 모드에 들어서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한 곳도 있다. 지난 하반기부터 체감상 예전 30% 수준으로 투자가 줄었다. 올해에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외형과 트래픽, 수익성 모두를 다 잡아야 한다. 정체의 시점, 타개를 위해 컨텐츠와 에이지 확장, 해외 시장 진출 등 비즈니스 구조를 확대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VC의 측면에서는 그동안 너무 과열되며 버블이 빠지는 수순으로 이것이 정상형태라고 평가한다. 드물지만 내실 있게 이익을 내며 성장하는 곳들도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다.”

-스타트업 투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투자업계 전망은.  
“일 년에 창업되는 사업체의 개수는 10만여 개다. 여기서 투자받는 회사는 3000~4000여개다.  중기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 내 창업 생존율은 단 25%, 75%가 폐업한다. 생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누군가는 포기를 하고 누군가는 버틴다. 
발굴되고 투자받은 회사에 3~5년 단위 중장기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스타트업이 시대 흐름과 맞아떨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만날 때까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어떤 기준으로 투자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본질적인 대답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정답을 아는 사람’에게는 투자하지 않는다. ‘해답을 찾는 사람’에게 투자한다. 해답을 찾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에도 답을 찾으려는 자세를 갖는다. 내가 세웠던 가설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해답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에 기회가 찾아온다. 시대 흐름과 맞아 떨어진다면 성공이라는 파도를 탈 수 있다. 이를 예견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면밀히 살핀다. 얼리 스테이지 단계에 있는 사업초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고 투자 할 수가 없다. 
어느 정도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단계에 온 스타트업은 예측이 되는 관성에 의해 비즈니스가 진행된다. 시리즈 A정도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IR자료와 인맥, 발품과 기업 추천을 받아서 투자를 진행했다. ‘혁신의 숲’에서 보는 데이터는 생태계 내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취합, 분석해서 투자를 진행한다. 사람들의 사용성, 유저들의 사이클을 보고 판단한다. 유저들의 힘과 그 에너지로 성장하는 것이 이커머스의 원동력이다. 이것은 경영자, 개인이 될 수도, 그 플랫폼을 이끄는 대중일 수도 있다. 곧 ‘사람을 본다’가 포괄적인 투자의 단초가 되는 이유다. 시장이 안 좋아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지표와 성장성을 가지고 있으면 여전히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누가 진짜인지 드러난다. 열심히 본업에 집중하고 체력과 내실을 키웠던 이들은 살아남는다. 트렌드에 휘둘렸던 곳은 쉽지 않을 것이다.” 

-혹한기를 견뎌내기 위한 조언이 있다면. 패션업계에는 유독 투자 성공사례가 없다. 
“독점의 기술은 이제 시간밖에 없다. 오늘의 새로운 기술은 내일 카피한 기술이 나온다. 기술 독점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시장을 하루라도 먼저 선점한 자에게는 독점의 시간이 존재한다. 하루라는 독점의 시간 동안 초격차를 이룰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후발주자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독점의 시간을 갖고 시장을 리딩한다. 그렇게 시장을 선점한 1등 기업은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패션브랜드들은 VC(벤처캐피탈)들에게 좋은 투자처는 아니었다. IPO나 M&A를 위한 경쟁이 워낙 심하고 디자인의 영역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좋은 먹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금산분리법 규제 완화에 따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투자가 자유로워지면서 패션업계에도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이 들어오게되면 기업 주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자본은 엑시트를 생각하는 구조지만 CVC는 함께 동반성장하는 구조를 생각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적극적이라면 체질을 개선하고 시장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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