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정통으로 맞은 지역이라 매출 감소가 심각했습니다. 2020년 말 미수금이 5600만원이었는데 본사가 요구한 패널티는 1억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수주한 제품을 강제 회수해서 매장은 텅텅 비었고요. 결국 빚만 잔뜩 지고 폐점했습니다.” (아디다스 구미인동점 점주)
“본사의 2세대 경영 방침에 따라 서울의 직장생활을 접고 제주에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2019년 본사 요구에 따라 7억을 대출받아 매장을 리뉴얼했고요. 임대료도 낼 수 없는 적자를 버티며 엔데믹만 기다렸는데 결국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아디다스 신제주점 점주)

‘아디다스는 가맹법을 준수하라.’ 대형 스피커 소리가 홍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1월 매장 통폐합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당시 100여 명의 점주 중 20여 명의 ‘퓨처 파트너’만 남기고 2024년 말 모든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는 3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온라인 쇼핑몰 운영권 강탈을 비난하고 오는 9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예고했다.  

분쟁의 쟁점은 가맹사업 여부다. 과거 대리점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던 아디다스는 2004년부터 점주가 완사입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변환했다. 협의회는 모든 매장이 동일한 영업 기준을 준수하고, 일정한 직원교육과 본사 통제를 받으며, 온라인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측면에서 명백히 가맹사업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아디다스는 가맹점 사업을 진행하거나 가맹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종렬 가맹거래사는 “본사 보고서에도 프랜차이즈라고 명시된 매장 형태를 오직 한국에서만 가맹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준에 맞춰 등록하지 않고 점주들에게 정보보고서를 제공하지 않는 등 관련 법 위반사항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본사의 요구에 따라 몇억을 들여 점포환경개선을 한 점주들에게 비용 회수할 시간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갱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한 불공정행위”라는 입장이다.

아디다스 계약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권정순 변호사는 “글로벌 브랜드가 체결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불공정한 약관”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손해배상액이 거래 대금의 10% 남짓인 반면 아디다스는 심지어 출고가가 아닌 소비자가의 30%를 패널티로 부과해 점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점주에겐 가혹하고 본사의 책임은 모두 면책하는 계약서”라며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 주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 사업권 박탈도 공정거래법 상 지위남용금지 행위에 해당된다”며 “반드시 공정위가 제재 조치를 내리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월 8일 오전 11시 30분 홍대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 앞에서 아디다스의 일방적인 가맹계약 해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정중 협의회 회장의 모두발언과 김운영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의 지지발언, 이윤호 전국수탁사업자협의회 공동의장의 연대발언 순으로 진행됐고 경과보고와 피해사례 발표 이후 정종열 가맹거래사와 권정순 변호사의 전문가 발언이 이어졌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60여 명의 협의회 관계자와  참석했고 마지막 순서로 아디다스 본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민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