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의상 방송 캡처이미지, 저작권 놓고 설왕설래
협찬의상 방송 캡처이미지, 저작권 놓고 설왕설래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3.03.2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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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저작물 콘텐츠로 정당한 대가 지급해야”
“SNS·블로그의 패션 노출은 상생 위한 관행”

#최근 한 온라인 브랜드는 SBS가 위임한 법무법인으로부터 방송저작물 무단 사용 사실 고지 및 소명자료 요청건에 대한 내용증명우편물을 받았다. 여기에는 한 블로거가 예능 프로그램의 영상물을 캡처하고 연예인이 착용한 의상에 대한 정보를 고시한 내용에 대해 방송 의상 협찬 이미지 무단 사용과 관련한 위법 행위 및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브랜드사가 드라마와 예능에 협찬한 의상에 대한 방송 노출 캡처분이 ‘브랜드나 혹은 홍보대행사의 저작권 침해냐’, ‘방송사의 권리남용이냐’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바이럴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블로그나 SNS 채널을 통해 무분별하게 캡처 영상이 사용되면서다.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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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사가 브랜드와 홍보대행사 및 블로거에 이미지 무단 사용에 대해 위법 행위라고 명시하며 내용증명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브랜드사와 홍보대행사는 권리남용이라는 주장이고, 방송사는 이용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브랜드사는 통상 홍보 대행사와 디지털 홍보 대행 계약을 맺고 의상 협찬과 방송 노출 등을 위임한다. 최근 SBS를 비롯 일부 방송사는 법무법인 위임을 통해 방영되었거나 방영중인 드라마, 예능에 노출된 의상 협찬건에 대해 브랜드사와 홍보대행사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브랜드사가 방송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저작권을 침해, 상품 이미지 및 제품 판매 홍보에 활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다. 

방송사는 브랜드 당 수십 또는 수백 건에 달하는 무단 사용 건에 대해 브랜드사에게 소명자료를 요청하고 합의가 필요한 경우 법무법인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사무소 정인 문효정 변호사는 “방송사가 사전, 사후적으로 전혀 관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협찬물이 노출된 방송저작물의 광고 활용을 방송사 측에게 암묵적 동의를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불공정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또 “패션 협찬의 경우에도 방송저작물에 노출되는 다른 협찬품이나 제작지원의 케이스와 비교해 더 특별한 혜택을 부여할 이유가 없다. 패션브랜드나 홍보대행사는 저작권자인 방송국에게 방송저작물 사용에 따른 정당한 대가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속 패션 PPL(간접광고)과 의상협찬은 방송사 제작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도 필요한 비즈니스 범주에 속한다. 통상적으로 방송 이후 SNS나 블로그를 통한 사후 바이럴 전략과 패션 아이템 노출은 공식처럼 필수가 된지 오래다. 

브랜드에 보낸 내용 증명문서에는 “다양한 방송 저작물의 저작권은 방송사측에 있으며 저작물을 사용하기 위해 저작권자인 방송사측과의 콘텐츠 사용계약 체결 등에 따른 사용 권한이 필요, 저작권법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이 발생한다”고 명시돼있다. 

내용 증명을 받은 한 브랜드사 관계자는 “연락을 취한 브랜드사나 홍보대행사에게는 법적대응 이전 합의금을 유도한다. 실제로 몇몇 블로거나 브랜드, 대행사를 상대로 형사고소까지 진행하면서 합의금을 받아냈다. 금액은 브랜드에 따라 ‘부르는게 값’”이라고 토로했다.

또 “방송사와 직접 계약 또는 이용 허락 관계가 없다는 허점을 파고들어 저작권 침해로 협박하는 형국이다. 사전 경고 조치 없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합의금을 유도하는 것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내용증명 문서를 받은 또 다른 브랜드사 관계자는 “방송사측이 지정하는 영상 홍보물에 관련해 직접적으로 브랜드사가 개입하지 않았다. 개인 블로그가 올린 캡처분까지 최종 수혜자가 브랜드사라고 명시하며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당한 내용인가”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관행처럼 해오던 것을 무시하고 현재 명확한 범위 기준이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대형 방송사의 우위적 지위를 활용한 권리 남용이자 또 다른 편익을 취하는 것으로도 오해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상생차원에서 해오던 관행을 저작권법상 법리만 따진다면, 연예인과 대행사 사이의 협찬계약이 더 이상은 이루어 질 수 없다. 연예인은 일일이 비용을 지불하고 패션 제품을 구입해야 하고 방송사가 모든 협찬 비용을 다 받으려고 든다면 결국 방송 제작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방송사는 광고주를 잃어버릴 수 있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패션디자이너연합회 변호사는 “제작비와 광고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패션브랜드, 연예인, 방송사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협찬 의상에 대해 무작정 PPL 또는 저작권 법리만으로 접근할 것은 아니다. 각 이해관계자들이 공정거래법적 측면에서 계약법적으로 이 복잡한 사안을 다각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사가 우월한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발생하는 상황을 사전적으로 피해야 한다. 연예인 패션 협찬계약 단계에서부터 패션브랜드, 홍보대행사의 방송저작물 사용에 대해 방송사와의 우호적이고 명확한 사전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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