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커머스, 지각변동…1위 ‘쿠팡’ 위협하는 ‘알리’·‘테무’
2024 이커머스, 지각변동…1위 ‘쿠팡’ 위협하는 ‘알리’·‘테무’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4.01.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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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상품과 중국 모회사 업고 공격적 마케팅
온라인 명품 플래폼 ‘흔들’…여성 패션 앱 ‘위험’
무신사·OCO·W몰 등 버티컬 플랫폼은 ‘견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초저가 상품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1, 2위를 기록했다. 소비자층이 다른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와 OCO몰은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사진=정정숙 기자

1월초 모바일 앱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하 알리)에서 슬리퍼(500원), 줄자(500원), 서랍 정리함(500원) 등을 총 1500원에 구매했다. 무료 배송인 이 상품들은 6일 만에 받았다. 중국 이커머스 직구 플랫폼 테무(Temu)도 상품 가격은 알리와 유사했고. 배송은 2~3일 후에 왔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지난해 국내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모바일 앱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격돌이 예상된다. 독보적 시장 점유율 1위 쿠팡을 위협하는 중국 기업 알리와 테무의 등장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돌풍을 예고한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를 장착한 로켓 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다.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주문 다음날 상품을 받는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1100만명을 돌파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작년 종합몰 사용자수 현황에 따르면 쿠팡이 전년대비 3.7% 늘어난 2908만명으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11번가가 3.7% 줄어든 892만명을 기록했다. 쿠팡 사용자수는 2위 종합몰과 3배 이상 높다. 
그 외 G마켓, 티몰 등 종합몰 사용자수는 줄었다. 반면 중국 해외직구 앱 알리와 테무는 지난해 국내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모바일 앱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무는 국내에서 첫 출시한 첫해인 2023년 탑10에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품 문제가 여전해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존재하지만 파괴적 가격대 상품으로 한 두 번 쓰고 버리기에도 주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알리와 테무는 ‘다이소보다 더 싼’ 200원~1만원 상품이 많아 전 연령층이 사용하고 있다. 저렴한 상품이 많아 자주 구매해 알리지옥과 테무지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소비자들이 알리와 테무에 열광하는 이유는 상품 가격이 상식을 파괴할 정도로 초저가인 ‘가성비’다. 이들은 전통 유통 방식을 파괴하고 DTC(direct-to-consumer)로 고객과 제조사를 직접 연결하기도 한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은 전세계 제조업 생산량 비중이 31% 정도로 높다.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알리는 2023년 3월 1000억 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마동석 인기 영화배우를 광고모델 기용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초저가 상품으로 성장했다. 산둥성 웨이하이지역에 10만㎡(약 3만 평),  옌타이에 한국행 전용 물품창고 구축, 5일 내 배송보장 및 반품을 약속하면서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를 운영하는 PDD홀딩스의 해외 쇼핑앱 테무는 알리의 한국내 성공 진입을 목격하고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각종 할인과 쿠폰, 무료 배송 이벤트 등 마케팅에 공격적이다.
특히 알리는 알리바바그룹을, 테무는 모기업을 등에 입고 있는 대기업이다. 알리와 테무는 쿠팡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대기업이다. 

1월 중순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테무를 운영 중인 ‘핀둬둬’는 시가총액이 260조 원에 달한다. 홍콩에 상장된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240조 원에 이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은 시가총액이 39조 원이다. 알리와 테무의 모기업의 시가총액은 쿠팡보다 10배 가까이 크다.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이 물류와 마케팅 등에 돈을 쏟아부는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쿠팡. 파페치 인수로 명품 시장 조준
업계는 올해 쿠팡과 11번가 등은 중국 플랫폼의 저가 공세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쿠팡이 국내 백화점의 성장동력인 명품 시장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1위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1위 쿠팡은 지난해 5억달러(약 6500억원)로 파페치를 인수하며 19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명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쿠팡Inc는 자료에서 “이번 인수로 4000억달러(약 520조원) 규모의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뽑히는 한국의 방대한 명품 시장에 파페치의 엄청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패션전문관 C에비뉴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고, 알리와 테무의 저가 공세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며 “쿠팡이 작년 인수한 파페치를 활용해 국내 명품 시장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쿠팡이 온오프라인 명품 소비자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끌어들일지가 주목된다. 작년 국내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 등이 녹녹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명품 플랫폼 입지가 흔들리면서 이들은 종합몰 등에 입점하며 생존에 사활을 걷고 있다. 작년 트렌비는 11번가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에 입점했다. 캐치패션은 롯데온, G마켓, 옥션에서 명품 판매를 시작했다. 머스트잇은 CJ온스타일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진행해 CJ온스타일 내 머스트잇에서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2024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같은 플랫폼 내에 입점한 것이 성과로 이어질지, 독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앱 향후 위기
알리와 테무가 국내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향후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국내 여성 패션 앱도 타격이 예상된다. 최근 알리는 국내 입점브랜드를 모집하고 있다. 지그재그 등은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사입해 파는 입점 업체들이 많다. 동대문 시장의 절반 이상이 중국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일명 ‘보세 옷’ 등은 중국 제조 생산 상품이 많기 때문에 동일한 상품 가격이 절반 정도라면 여성 패션앱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된 버티컬, 지속 성장 예상
버티컬 플랫폼은 이 같은 돌풍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버티컬 플랫폼 최고 강자 무신사를 비롯해, 29CM, OCO, 더블유몰, EQL 등의 입점 브랜드들은 직접 디자인하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버티컬 플랫폼은 일부 명품과 내셔널 브랜드가 있지만 대부분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버티컬 플랫폼 매년 성장 중이다. 또 명품이 입점된 백화점몰이나 저가 시장과는 구매층이 다르다. 

무신사는 2023년 총 거래액(무신사스토어·29CM 등)이 전년대비 30%에 육박한 성장을 이루며 4조원을 돌파했다. 무신사는 무신사스탠다드와 오프라인 편집샵을 오픈하며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무신사스탠다드는 오프라인 30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소비자들은 빠른 배송보다 본인 감성에 맞으면 상품을 기다리는 감성 소비자다”며 “저가 상품과 패션 상품은 다른 카테고리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에 2021년 인수된 더블유컨셉(W컨셉)은 2021, 2022년 연간 거래액은 2년 연속 40%대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 폭은 29CM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무신사의 라이프스타일 ‘29CM’가 2022년 더블유컨셉 거래액을 앞질렀다. 29CM는 2022년 거래액이 4900억원을 달성했다. W컨셉은 2022년 거래액은 46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성 패션 플랫폼에 강점을 지닌 더블유컨셉은 신세계그룹 지원에 따라 올해 성장에 과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슈퍼루키 OCO, 매년 두 배 성장 
비제바노의 온라인 셀렉트샵 ‘OCO (오씨오)’는 2019년 런칭 후 매년 두 배 성장하며 그 기세가 무서운 슈퍼루키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거래액이 전년대비 2배 이상(120%) 성장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연스럽게 알려지면서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2030대 남성 고객이 많이 찾는 플랫폼이다. 
유니 섹스 캐주얼룩을 찾는 남녀 고객도 늘고 있다. 패션 얼리어댑터가 찾으면서 향후 3~4년 이후 무신사 대항마가 될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한섬)의 온라인 플랫폼 EQL은 2021년 계열사간 통합몰 형식에서 특정 상품 혹은 외부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변화했다. 2022년 온라인 편집샵 EQL의 지난해 매출은 248%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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