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당신의 변신을 응원합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
[오피니언 기고] 당신의 변신을 응원합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
  • 권정윤 / jykwon22@gmail.com
  • 승인 2024.02.2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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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 넘나드는 스핀오프 진행 중
수년 전부터 업계 활기 불어넣는 전략

젊은 감각·소통 방법론이자 새로움 유지 효과
불확실성 큰 시장환경 적응하는 생존 전략

게임사 크래프톤은 지난 11월, 게임 행사인 ‘지스타 2023’에서 자체 굿즈 브랜드인 ‘#100’(샵백)을 선보였다. 품목을 보면 티셔츠, 맨투맨, 캡모자, 스니커즈 등 17종 패션 아이템을 아우르는 패션 브랜드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각 아이템을 100개씩만 한정 제작하여 흔한 굿즈가 아니라 희소성을 더하고자 했다. 넥슨, 블리자드 등도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게임 IP를 활용한 패션 상품을 선보이고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다양한 산업에서 패션 산업을 넘나드는 스핀오프를 진행 중이다. 

코닥어패럴.
코닥어패럴.

수년 전부터 ‘스핀오프’ 전략은 패션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미디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필름으로 유명한 ‘코닥’ 등 패션과 관계없던 브랜드가 패션 라이센스로 재탄생하기도 하고 최근 포켓몬과 콜라보를 진행한 펜디, 세일러문과 콜라보한 지미추의 사례처럼 콜라보레이션도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스핀오프의 대표적 방법론이다.

스핀오프는 본래 ‘파생되다’라는 뜻으로 원작으로부터 외전이나 속편처럼 콘텐츠가 파생되어 나올 때 주로 사용하던 용어였다. 그런데 스핀오프가 문화콘텐츠는 물론, 패션·식품을 넘어 모든 산업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왜 이처럼 스핀오프가 중요해지는 것일까? 

팔도비빔면 봄 에디션.
팔도비빔면 봄 에디션.

 

먼저 식품업계에서는 상품 스핀오프가 활발하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아진 ‘팔도비빔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이하여 ‘팔도비빔면 봄에디션’을 200만개 한정 출시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겉포장에 딸기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봄 에디션의 핵심은 별첨된 딸기스프이다. 지난해 만우절 당시 SNS에서 ‘딸기비빔면’이 화제가 되면서 이를 실제 상품으로 구현한 것이다. 스핀오프는 이처럼 젊은 감각으로 시장과 소통하는 방법론이자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혀 다른 영역으로의 스핀오프는 주로 사업 영역이나 타겟 고객을 확장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게임사의 경우 자사 제품에 관심이 없었던 젊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접점으로 패션 아이템이나 팝업 공간같은 오프라인 접점을 새로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최근 스핀오프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몸집이 큰 대기업일수록 기존의 조직이나 진행 중인 사업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기존 사업과는 별도로 새로운 시도를 지원하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한다. 이는 직원들에게도 조직이라는 안전망 내에서 개인의 성장이나 경력개발, 향후 금전적 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개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시대인 만큼 개인의 스핀오프도 중요하다. 최근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사이드 프로젝트’가 다수 생겨나고 있다. 본업과 직결되지 않지만 ‘딴짓’을 하며 커리어의 확장 방법이나 추가 수입을 모색하는 것을 말하는데 딴짓이라고 해서 얕볼 것이 아니다. 딴짓으로 시작된 새로운 에너지가 흘러넘쳐 주변 영역까지 긍적적 영향이 미치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스핀오프는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장환경에서 적응해가는 유용한 생존 전략이다. 이것은 과감한 전략전환을 의미하는 ‘피보팅(pivoting)’과 같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위기상황에 탈출구를 마련하는 것과 달리, 스핀오프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체를 그대로 두고 곁가지를 내는 것이다. 잘 자라는 가지라면 더 키워서 새로운 토양에 심을 수도 있고 잘 자라지 않는 것 같다면 가지치기를 하여 다시 본체에 집중할 수 있다. 

스핀오프의 시대를 맞이하며 ‘나는 어떤 스핀오프를 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최근 기업들의 리브랜딩에서 눈여겨 봐야할 점이 있다. 잘 알려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원래의 로고에서 ‘starbucks coffee’라는 문구를 지우고 사이렌 그림만 남겼으며 ‘당근마켓’도 ‘마켓’을 없애고 ‘당신의 근처’라는 의미의 ‘당근’만 남겼다.

스핀오프를 위해서는 먼저 뿌리가 되어줄 본체가 중요하다. 스핀오프할 만큼 매력을 이끄는 것, 그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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