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16)] 다운과 솜의 보온능력 차이는 어디서 올까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16)] 다운과 솜의 보온능력 차이는 어디서 올까
  • 안동진 / djdj1959@naver.com
  • 승인 2021.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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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노바 탐사대(Terra Nova Expedition)는 1910년~1913년, 영국 탐험대에 의한 남극점 정복 원정이었다. 로버트 팰컨 스콧(Robert Falcon Scott)이 이끄는 탐험대는 남극점에 도달한 세계 최초의 팀이 되길 원했다. 그와 4명의 동료는 1912년 1월 17일, 마침내 남극점에 도착했으나, 여기서 아문센(Roald Amundsen)이 이끄는 노르웨이팀이 그보다 34일이나 앞섰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캇과 그의 대원들은 기지로 영영 귀환하지 못했다. 8 개월 후 수색대가 그들의 시체, 일지 및 사진 중 일부를 발견했다. 빈약한 대원들의 복장을 보라. 만약 그 시대에 다운 자켓이 있었다면 그들은 살아 돌아왔을 것이다. (섬유지식3)

다운, 단열로 보온 기능 강화
의류의 보온은 발열, 축열 그리고 단열이라는 3가지 물리적 방법을 적용해 설계한다. 겨울에 다운 자켓(Down jacket)을 입고 따뜻하다고 느끼는 포근함은 단열 작용이 효과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체온이 외부로 유실되는 것을 충분히 차단하고 있다는 안전신호를 뇌가 보내는 결과다. 즉, 다운 자켓은 단열로 보온 기능을 수행한다. 새 깃털이나 솜털이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이나 일정시간 보관하는 축열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 다운(Down)은 스스로 단열 기능을 할 수도 없다. 단지 건물의 뼈대(Frame) 같은 역할만 수행한다. 

iStock

열 기능의 주체는 다름 아닌 ‘공기’다. 공기는 매우 우수한 단열재이므로 공기를 많이 품을수록 단열 효과는 더 높아진다. 다운볼(Down ball)들은 밀폐된 자켓의 공간 내에서 서로를 밀어낸다. 즉, 간격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 결과는 팽창이다. 사실 자켓 안에 타이어처럼 에어펌프로 공기를 잔뜩 넣어준 상태로 마개를 막을 수 있다면 다운이 필요없다. 물론 그 방식은 자켓을 타이어처럼 딱딱하게 만들어 의류로 적당하지 않다. 다운 마법은 자켓을 부드럽게 탄력을 유지하면서 마치 펌프로 공기를 잔뜩 넣어준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놀라운 다운의 기능은 만약 압력 때문에 공기가 빠지면 자동으로 자켓에 공기를 공급해 언제나 같은 수준의 공기압을 유지해준다는 것이다. 물리적 압력에 저항해 공기를 부풀려 원상태로 복원하는 힘이 바로 필파워(Fil Power)다. 높은 필파워가 의미하는 것은 더 큰 사이즈의 팽창과 더 빠른 복원력이다. 다운은 자동으로 작동되는 부드러운 스마트 뼈대인 것이다. 

패딩솜, 인간 뼈대처럼 밀도 치밀
한편, 폴리에스터(Polyester)로 만든 솜은 다운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충전재로서 공기라는 단열재가 충만하도록 하는 뼈대 기능을 하는 것은 다운과 같다. 물리적 압력에 저항해 원상태로 복원되는 성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패딩은 다운과 달리 그 자체의 막대한 부피로 인해 공기로 채워져야 할 자리를 빼앗는다. 자켓 내부의 공기량은 전체공간에서 충전재가 차지하는 부피를 뺀 값이다. 밀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다운은 공기가 차지할 공간을 거의 빼앗지 않는다. 다운 전체를 한주먹에 쥘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크기의 다운 자켓과 패딩 자켓의 CLO 값을 비교해 보면 다운이 두 배 정도 더 높다. 즉, 패딩 솜이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가 다운의 2배라는 뜻이다. 부피 뿐만 아니라 무게 역시 크게 차이 난다. 다운은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다운이 차지하는 공간은 솜털들이 거리를 둔 상태에서 같은 극의 자석처럼 전기적으로 서로 밀어내기 때문에 간격이 커져 상당히 넓다. 

반면 패딩 솜은 간격없이 섬유들끼리 접촉한 상태에서 압축에 저항해 굴곡이나 굽힘이 복원되는 기계적 탄성력에 의지해 공간을 형성하고 그 안에 공기를 담아두므로 상대적으로 빈 공간이 협소하다. 새의 뼈와 인간의 뼈를 비교해보면 즉시 이해될 것이다. 새의 뼈는 내부에 빈 공간 즉, 에어 포켓(Air pocket)이 많다. 

물론 이는 하늘을 날기 위한 경량화가 목적이다. 한편, 땅에 붙어 사는 인간은 중력에 저항하기 위해 높은 강도가 요구되는 단단한 뼈대를 가져야 하므로 밀도가 훨씬 더 치밀하여 무겁고 함기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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